오늘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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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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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한 구절을 담습니다. 한 문장이 그 책 전체를 요약하거나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한 문장 혹은 한 문단은 전체의 작은 부분으로서 우리의 생각 타래를 끌어낼 실마리가 될 수 있습니다. 꼭 책 내용과 상관이 없더라도 내 삶 어딘가에 맞닿아서 말이에요. 되도록 매일 새로운 문장을 업데이트하기 위해 노력할 거에요. 책 읽을 시간을 내기 어려워도 하루에..
Hyun-Ju Lee2026-04-168
비바 제인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지음, 문학동네, 2018"종종 결혼식이 트로이의 목마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결혼의 현실에서 눈을 돌리게 하려고 내가 열심히 팔고 다니는 꿈. 그들은 딴 사람들과 차별화하겠다며 이런 것들을 선택해요. 되도록 평범해지지 않겠다며 이런 것들을 선택하죠. 하지만 결혼하기로 선택한 것보다 더 평범한 게 세상에 어딨어요?" p. 15..
이현주2026-09-130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케이틀린 도티 지음, 임희근 옮김. 반비, 2020피가 내 혈관 속을 돌아 그 밑에 깔린 부패한 시체들 위로 흐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나는 살아 있다. 있을 수도 있는 많은 내일을 품은 채로. 그렇다, 지금 세운 여러 계획들은 내가 죽고 나면 산산조각 나버리거나 미완성으로 남을 수도 있다. 나는 육체적으로 어떻게 죽을지를 선택할 수 없고, 오로지 정신적으..
이현주2026-08-303
생의 실루엣
미야모토 테루 지음, 이지수 옮김, 봄날의책, 2021내가 그 그리운 풍경 속에 있었던 것은 고작 12,13분 정도였지만, 긴 여행을 한 끝에 겨우 여기로 돌아왔다는 감상에 진심으로 젖어 있었다. 네 살부터 서른다섯 살 사이, 싫은 일도 괴로운 일도 슬픈 일도 기쁜 일도 잔뜩 있었고 나를 둘러싼 것도 크게 바뀌었지만 나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도사보리강..
이현주2026-08-234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없는 삶
이기호 지음, 문학동네, 2025인간은 그런 식으로 오해하고 오독하면서 동물의 삶에 관여한다. 그것이 인간의 유일한 장점이자, 집사로서의 자격 요건이다 .집사란 직위는 대개 그런 사람들, 자기애가 충만하지만 그걸 잘 모르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나가는 한 방식이다. p. 469
이현주2026-08-194
생각을 빼앗긴 세계
프랭클린 포어 지음, 이승연, 박상현 옮김, 반비, 2019오만하지 않고는 독창적일 수 없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거나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은 사실 자만심 가득한 믿음이다. 우리가 애써 독창성에 높은 지위를 부여하지 않으면, 문화는 흔하고 진부한 쪽으로 흐르게 되어 있다. 새로운 사상을 만들어내는 일에는 위험 부담이 따른..
이현주2026-08-161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진은영 지음, 마음산책, 2024관습이나 종교에 따라서든, 혹은 책을 만드는 방식으로든 우리가 애도를 위해 선택하는 모든 제의의 핵심은 이것이다. 사랑하는 이가 떠났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그의 이름을 부르고 그 얼굴을 떠올리며 그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다른 이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것, 그렇게 함으로써 고인이 살았던 삶의 역사를 세상에 알리며 그와 정중히, 그리..
이현주2026-08-043
백지 앞에서
최은영 지음, 문학동네, 2026언제쯤 삶은 결코 통제할 수 없으며 삶의 사건들은 인과관계에서 벗어나 있다는 사실을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언제쯤 모든 규칙을 깨고 펼쳐지는 삶의 불규칙성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삶의 연약함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살아갈 수 있을까. 언제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이 모든 일에는 ..
이현주2026-08-022
나의 초라한 반자본주의
이수태 지음, 사무사책방, 2021고요하다는 말은 고요 자체에 중심이 부여되어 있다. 그래서 단지 시끄럽지 않다는 소극적 의미가 아니라 무언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고요의 순간은 바깥에 쏠려 있던 우리의 의식이 온전히 회수되는 순간이며 의식이 일상적인 무언가로 치닫지 않고 그 발원지 근처에 무거운 안개처럼 머무는 순간, 그래서 제 자신을..
이현주2026-07-282
시간의 감촉
은희경 지음, 문학동네, 2026한 사람의 몸안에는 수많은 장소와 시간이 들어 있다. 몸은 기븜과 고통과 욕망과 상실의 부화장이고 사랑의 꿈과 왜곡을 간직한 도서관, 마지막 삶이 거치할 최후의 집인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는 재로 사라진다. 개체의 시간을 끝내고 무한에 섞여드는 여정이다. p.373
이현주2026-07-235
하류지향
우치다 다츠루 지음, 김경옥 옮김, 민들레, 2019배움이란, 배우기 전에는 몰랐던 잣대로, 배우고 나서야 비로소 그 의미나 의의를 측정할 수 있는 역동적인 과정이다. 배우기 시작했을 때와 배우고 있는 도중, 그리고 배우고 난 뒤의 배움의 주체는 완전히 다른 인간으로 존재한다. 이것이 배움이라는 과정에 몸을 던진 주체의 운명이다. p.73
이현주2026-07-195
느낌과 알아차림
이수은 지음, 민음사, 2024인생은 늘 미지의 혼란 가운데 나아가므로, 우리는 아주 먼 시선, 시간성을 벗은 아득한 눈으로만 우리 삶을 관조할 수 있다. 그리하여 읽기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신이 되어보는 것이다. 죽음과 영원 사이에 갇혀 사는 인간이 기억을 통해 윤회하는 것이다. 의 서술자가 죽음에 대해 나타내는 것은 냉담이 아니라, 그 너머에서 도래한 ..
이현주2026-07-145
만남이라는 모험
샤를 페펭 지음, 한수민 옮김, 타인의사유, 2022다시 말해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내가 아닌 타인을 만나야 한다. 바로 그것이 헤겔 철학의 변증법이 지니는 전부이다. 즉 하나의 생각이 그 자체의 힘을 온전히 펼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생각과 마주쳐야 한다.... 헤겔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가 우리의 가장 깊은 내면에 있는 욕망인 '인식..
이현주2026-07-135
서점 일기
숀 비텔 지음, 김마림 옮김, 여름언덕, 2021어떤 손님이 독립 출판사 벌린에서 재출간한 버나드의 을 신간 코너에서 보고 있었다. 그때 내가 새로 들어온 책을 정리하느라 그 곁을 지나가다가, 그 손님이 일행에게 "아마존이 더 싸"라고 하는 말을 듣게 되었다. 내가 지나간 다음 안 들리게 얘기해도 좋으련만 그 잠깐을 기다려 주는 예의조차 없다니. p.156
이현주2026-07-135
세계 끝의 버섯
애나 로웬하웁트 칭 지음, 노고운 옮김, 현실문화연구, 2023연구자들은 유기체의 발달을 연구하면서 유기체와 그것의 환경 사이의 마주침의 역사를 외면할 수 없게 되었다. ... 그들이 발견한 것 중 가장 놀라운 것 하나는 많은 유기체가 다른 생물종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만 발달한다는 것이었다. ...인간 신체의 세포를 이루는 90퍼센트는 박테리아다. 박테리아..
이현주2026-07-057
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클라우스 그레브너, 폴커 미헬스 엮음, 배명자 옮김, 다산초당그는 은행에 적금을 넣는 것보다 이 작은 도시의 거의 모든 사람의 마음에 도덕적 의무라는 유동자산을 저축하기를 더 좋아했다. 그는 자신이 가진 약간의 재산을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에 투자한 것이었다. 제아무리 완고하고 의심이 많은 사람이라도 기술이나 노동을 돈벌이 수단으로 ..
이현주2026-06-284
시와 산책
한정원 지음, 시간의흐름, 2020눈을 기울이고 귀를 기울이는 나의 산책 동선은 직선이 아니다. 모든 방향을 만끽하고 싶은 나비처럼 나선을 만들며 움직인다. 그러니 산책 시간이 툭하면 길어지고 만다. 걷다가 죽어가는 벌레 곁에 있어주고, 창을 내다 보는 개에게 인사하고, 고양이의 코딱지를 파주며 탕진하는 시간이 나는 부끄럽지 않다. 그 시간의 나는 진짜 '..
이현주2026-06-252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
미야노 마키코, 이소노 마호 지음, 김영현 옮김, 다다서재, 2021미국의 문화인류학자 클리퍼드 기어츠(Clifford Geertz)가 남긴 무척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사람은 스스로 엮은 의미의 그물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이다."... 만약 운명이 정말로 있다면 무엇일까요 인생에서 닥치는 영문 모를 일을 받아들이고 단순한 연결점이 되지 않으려 저항하면서 ..
Hyun-Ju Lee2026-06-242
진리의 발견
마리아 포포바 지음, 지여울 옮김, 다른, 2020다른 사람에게, 하지만 특히 우리 자신에게 우리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우리의 삶을 살 만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이다....전기란 한 인물의 현세적, 정신적 현실을 전혀 알지 못하는 외부인이 선택받아 살아남은 조각을 아무렇게나 한 움쿰 움켜쥐고 그것에서 완전한 존재를 재현하려는 것이다. 그 조각들은 그..
Hyun-Ju Lee2026-06-235
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
이수은 지음, 민음사 2020인간은 확고한 물질세계와 시스템 안에서 사회화된 존재로 살아가지만, 각 개인은 거의 대부분의 문제에 대해 모호하고 어렴풋한 상태에 머물며, 그 불분명함이 개인성의 특질이다. 그리고 그러한 아스라함을 허용할 때에만 개성은 발현된다. 타의에 의해 개인성이 획일화되는 것, 구성원들 모두가 명명백백하게 공동체의 색깔로 살도록 강요당하는..
Hyun-Ju Lee2026-06-223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뮤진트리, 2016"나는 이 물리적 세계가 좋아요. 당신과 함께하는 이 물리적 삶이요. 대기와 전원, 뒷뜰과 뒷골목의 자갈들, 잔디, 선선한 밤, 그리고 어둠속에서 당신과 함께 누워있는 것도요." p.141(나는 이 책의 이 물리적 세계를 묘사하는 몇몇 구절을 밑줄쳐놓고 탐욕스럽게 몇 번이고 다시 읽는다)
Hyun-Ju Lee2026-06-196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
홍한별 지음, 위고, 2025바벨탑 때문에 같은 것을 말하는 수만 가지 다른 방식이 생겼다. 우리는 그전으로 거슬러 가서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말하게 되고 싶은가. 서로 다른 말들의 부딪힘과 어울림, 언어를 가지고 노는 다양한 방법, 날마다 우리가 느끼고 겪는 언어의 신비한 변화, 언어의 무한한 가능성을 버리고 싶은가. 살아 있는 풍부하고 섬세한 언어 없이..
Hyun-Ju Lee2026-06-173
자살에 대하여
사이먼 크리츨리 지음, 변진경 옮김, 하미나 해제, 돌베개, 2021자살이라는 주제는 바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불러 일으킨다. 무엇 때문에 삶은 의미가 있거나 없는가? ...위대한 계시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먹구름은 구원의 약속과 함께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우리의 마음은 의심, 자기기만, 자기연민, 죄의식의 시궁창에 곤두박질치는 걸 멈추지 않을 것이..
Hyun-Ju Lee2026-06-146
영화의 언어
이다혜 지음, 시간의흐름, 2026말하지 않은 것을 해석하는 일은 더 어려워한다. 대사로 말해지지 않은 장면은 영화를 보고 난 이후 같이 본 사람과 대화하다 보면 서로 다르게 해석했음을 알게 될 때도 있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분명히 말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관객과 그것이야말로 영화를 보는 재미라고 생각하는 관객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놓여 ..
Hyun-Ju Lee2026-06-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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