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먼 크리츨리 지음, 변진경 옮김, 하미나 해제, 돌베개, 2021
자살이라는 주제는 바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불러 일으킨다. 무엇 때문에 삶은 의미가 있거나 없는가? ...위대한 계시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먹구름은 구원의 약속과 함께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우리의 마음은 의심, 자기기만, 자기연민, 죄의식의 시궁창에 곤두박질치는 걸 멈추지 않을 것이다. 대신에 울프의 글을 다시 생각해보면 일상의 작은 기적, 어둠 속에서 켜진 성냥불, 부서지는 파도가 있으며, 램지 부인의 말대로 "삶은 여기에 정지해 있다". 삶은 여기 정지해 있고 우리가 끝없이 변화하는 무심한 회갈색 바다를 마주할 때, 속박, 자기연민, 불평 또는 보상, 빛나는 상(prize)에 대한 기대 없이 그 무심함에 우리 자신을 부드럽게 열어둘 때, 그 순간만이라도 우리는 지속해온 것 그리고 지속할 것이 될 것이다. 바로 지금, 바로 여기에서 일종의 충분함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p. 139-140 |